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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들

천명관 - 고래

YRuby 2017. 9. 30. 00:03
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국내도서
저자 : 천명관
출판 : 문학동네 200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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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9월 읽음


줄거리

『고래』의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내고,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복수극”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을 품고 죽은 박색 노파가 등장해서 주인공을 파국으로 이끈다는 설정이다. 

하나의 이야기는 또다른 이야기를 낳고, 그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한 편의 복수극”이었나 싶으면 산골 소녀와 부둣가 장수의 사랑 이야기가 있고, 보잘것없는 게이샤를 위해 손가락 여섯 개를 잘라 바친 어느 조직 보스의 인생 이야기인가 싶으면 주인공은 어느 사이 ‘올란도’를 능가하는 인물이 되어 있다. 그야말로 빈털터리, 맨몸으로 시작해 큰 사업가가 된 한 여자/남자의 이야기인가 싶으면 벽돌을 굽는 한 장인의 예술혼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시 여러 시대를 살다 간 인물들의 지난 세기의 이야기인가 하면, 이것은 오늘의 이야기이다.


리뷰

읽는 내내 감탄한 책이었다. 


줄거리에 나와있듯 인물들이 아주 다양하게 등장한다. 그 인물들이 서로 엮이고 엮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누구 하나 빠지거나 소홀한 법이 없다. 소설을 그림으로 그려본다면 엄청난 관계도가 그려질듯..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이야기도 다채로운데 고전동화 같기도 하면서 판타지 같기도 하고 잔혹하면서 어찌보면 아름답기도 하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문장력이다. 문장이 짧든 길든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머리에 쏙쏙 박혔다. 복잡하게 엮여있는 관계들과 많은 복선들이 있었지만 독자로 하여금 다 이해하게 하는 문장이었던 것 같다.


책 뒷표지에 이런 논평이 쓰여져 있다.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에 빚진 게 없는 작가다. 소설의 영역을 훌쩍 넘어 또다른 공간으로 들어간다.'

책을 시작하기 전 이 문구를 보고 무슨 뜻일까 생각했는데, 읽고 나니 어렴풋이 알게 됐다.

여태 읽었던 소설들과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들 중 하나로 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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